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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같이 간 발자국
오정주님 / 고양시 마두동
아버지는 봄, 여름, 가을에는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멀리 떨어진 대학교에서 보일러 손보는 일을 하셨다.
아버지를 잘 따랐던 나는 봄에는 논두렁을 태우시는 아버지 옆에서 불장난을 했고, 여름엔 물꼬를 보러다니시는 아버지를 따라 등짝이 아플 정도로 굵은 빗방울사이를 뛰어 다녔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쫑과 함께,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논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아버지 옆에 서서 덩달아 기뻐하곤 했다.
겨울이 오면 아버지는 새벽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대학으로 출근하셨다. 잠이 많은 나였지만 새벽에 일어난 나는 내복바람으로 "아버지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한 뒤 후다닥 다시 들어와 잠에 빠졌다.
형제가 많은 우리집에서 그 인사는 아버지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그날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눈을 떴을 때는 아버지가 이미 출근하신 뒤였다. 벌떡 일어나 마당으로 나갔다. 싸늘한 새벽 공기가 온몸에 혹 기쳐 오고 간밤에 내린 눈 위에는 아버지의 구두 발자국만 남아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나를 깨우지 않고 가버린 아버지가 얼마나 야속하던지'''.
눈물이 찔끔났다.
그나마 내가 마음 놓았던 것은 아버지 발자국 옆에 쫑이 발작국이 총총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쫑이 나보다 낫구나'하고 나는 추위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방으로 들어갔다.
내 어린 날의 기억 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아버지, 그렇게 사랑했던 당신이 지금은 내곁에 없다.
몹시도 그리운 내 아버지.
[ 좋은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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