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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사랑은
글 / 바다
가을의 사랑은 쓸쓸히 낙엽지는 외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곱게 물든 단풍처럼 알콩달콩 새록새록 정다운 이야기라야 합니다.
저물어가는 인생길에 고독에 지쳐 힘든 삶의 고뇌가 아니라
아스라히 타오르는 노을빛보며 손잡고 걸어가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가을의 사랑은 홀로 마시는 쓰디쓴 커피맛처럼 진한 슬픔이 아니라
렌지위 주전자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구수한 보리차와도 같이
질그릇 항아리에 숙성되어 맛을 내는 식탁위에 상큼한 장국과도 같이
장식장 한 켠을 차지하던 와인 한잔의 맛에 취해가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가을의 사랑은 허무하게도 낙화해버리는 봄 날의 꽃잎이 아니라
꽃잎 지고 난 자리 소담한 열매같이 토실토실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누런 황금들판에서 풍성하게 익어가는 곡식의 낱알이 차곡차곡
빼곡이 곡간에 쌓여지고 열매의 단맛을 느껴가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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